복숭아 따내는 일이 끝나니 긴강이 풀린듯 몸이 축 처진다. 좋아하는 오솔길, 숲속을 편한 마음으로 달개비와 짚신나물꽃들과 눈맞춤 하며 천천히 걷다 오다. 지난번 좋았던 이 계곡에도 이끼와 풀꽃들이 다 쓸려 버려 겨우 물만 흐르고 있었다. 하던일(사진)을 그만두고 다른일 한다는게 쉽지 않네 그림을 다시 그리면 어떨까 싶어 버리지 못한 화구와 물감들을 만져보니 자신감도 없다. 20년이 지났으니 더 늙으면 할려나, 탁구를 배우러 다시 나갈까 싶다가도 겨울에 할일 없을때 이런저런 생각만 해본다.